광화문, 포켓몬 잡으며 한글도 찾아보아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3기 이지은 기자

freeloves84@hanmail.net

 

포켓몬 성지? 한글 성지!

새벽 2시, 좁은 골목길 문 닫힌 교회 앞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막 집에서 나왔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모자에 슬리퍼 차림을 하고서. 휴대전화기를 손에 쥔 이들의 목표는 하나였다. 쉽게 등장하지 않는 포켓몬 망나뇽. 게임 포켓몬고(Pokemon Go)는 사람들이 새벽 2시에도 위험한 이불 밖으로 나서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아이템을 주는 보급소인 포켓스톱을 찾아 아이템을 구하고 원하는 포켓몬을 잡기 위해, 또 새로운 포켓몬 체육관을 정복하기 위해 사람들은 걷는다.

 

광화문은 포켓몬이 잘 등장하는 장소로 인기가 높다. 포켓스톱과 체육관이 많은 광화문은 포켓몬고 사용자들에게 성지가 되었다. 더 강하고 희귀한 포켓몬을 잡기 위해 사람들은 광화문으로 향한다. 그렇지 않아도 사람들이 북적대는 세종대로에서 많은 사람들이 포켓몬과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포켓몬을 잡으며 다른 숨바꼭질 놀이도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 세종대왕 동상을 시작으로 한글의 역사를 담고 있는 한글가온길에 한글이 꼭꼭 숨어있다. 포켓몬 마스터도 좋지만 한글 박사가 되기 위한 한글가온길 모험을 함께 떠나보자.


포켓몬과 함께 떠나는 한글 여행

포켓몬 게임 이용자라면, 광화문역에서 내려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9번 출구로 나서 보면 뜨거운 포켓몬 체육관 쟁탈전이 펼쳐지고 있음을 보게 된다. 세종대왕 동상은 서울을 대표하는 주요 명소임을 증명하듯 포켓몬고의 체육관으로 선정되었다. 기자는 세종대왕 동상을 시작으로 한글가온길을 따라 포켓몬고 체육관과 포켓스톱을 찾고 새로운 포켓몬을 잡으러 나섰다.

세종대왕 동상과 한글로 쓰여진 세종대왕.

세종대로 한가운데의 세종대왕 동상은 한글가온길의 시작이다. 한글을 창제한 조선의 왕 세종과 한글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은 세종대왕 동상 아래의 <세종이야기>를 방문할 수 있다. 세종대왕이 왼손에 들고 있는 저 책은 무엇일까? 바로 훈민정음 해례본이다. 세종대왕 동상 앞 광장에는 구석구석 한글이 숨어있다. 동상의 옆에도, 동상의 아래에도, 건널목 앞의 점자 블록에도 한글이 있다.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광화문 너머에는 한글의 탄생지, 경복궁이 있다. 경복궁 역시 포켓스톱으로 선정돼 아이템을 얻고자 하는 많은 포켓몬고 사용자들이 몰려들었다.

한글 꽃이 가득 핀 한글 글자 마당.

광화문 광장에서 왼쪽으로 길을 건너면 세종로 공원이 있다. 세종로 공원의 한글 글자 마당에는 세상의 모든 한글들이 자리하고 있다. 한글 글자 마당은 11,172명의 국민이 한 글자씩 써서 만들어낸 한글 꽃밭으로 한글의 자모를 결합해 만들 수 있는 11,172개의 모든 글자들이 11,172개의 사연과 함께 한글가온길을 장식한다. 스마트폰으로 정보무늬(QR코드)를 촬영하면 글자를 쓴 주인공과 그 사연을 확인할 수 있다. 한글 글자 마당의 옆에는 세종문화회관이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포켓스톱으로 지정되어 많은 이들이 한글 글자 마당의 한글 위에 앉아 포켓몬을 잡고 있었다. 기자 역시 한글 글자 마당에 머무르며 포켓몬을 잡고 마음에 드는 한글을 찾으며 시간을 보냈다. 한글 글자 마당 주변에는 한글 조형물 두 개 더 숨어있다.

포켓몬고로 만난 세종문화회관. 우리말 이름으로 쓰여 있지 않은 것이 아쉽다.

세종의 이름을 딴 세종문화회관은 한글 글자 마당 옆에 다. 많은 사람들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포켓스톱을 돌려 아이템을 얻었다. 한글 창제 원리에 음악이 이용되었다는 이야기는 많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공연뿐만 아니라 각종 전시, 강좌가 이어지고 있다. 포켓몬을 잡은 공도 얻으면서 세종문화회관을 방문해보자. 세종문화회관은 세종대왕 동상 아래의 <세종이야기>와도 이어져 있다. 세종문화회관 옆에는 어떤 한글 조형물이 숨어있을까.

한글가온길을 알리는 표지. 포켓스톱으로 지정되었다.

세종문화회관을 지나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한글가온길을 알리는 표지가 눈에 띈다. 표지를 읽어보면 한글가온길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가온’이란 ‘가운데’를 뜻하는 순우리말로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경복궁을 중심으로 한글의 역사와 이야기가 남아있는 한글의 중심길이 한글가온길이다.

한글 회관 앞 이야기를 잇는 한글가온길이 있다.

새문안로3길에 이르러 왼쪽 신문로 방향으로 내려가면 한글의 역사가 남아있는 ‘한글 회관’을 발견하게 된다. ‘한글 회관’에는 조선어학회의 명맥을 이어가며 꾸준히 우리말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글학회가 자리하고 있다. 한글 회관의 건너편에는 한글가온길의 ‘이야기를 잇는 한글가온길’이 있다. 이야기를 잇는 한글가온길은 훈민정음의 반포부터 시작해서 한글의 주요 역사 10개를 소개하고 있다. ㉠훈민정음 반포는 아니되옵니다! ㉡익명의 한글 벽서사건! ㉢한글, 중국에 알려지는 것을 막아라! ㉣한글, 임진왜란에서 암호로 활약하다! ㉤전기수의 탄생 ㉥헐버트, 최초의 한글 교과서를 만들다. ㉦최초의 한글신문, 독립신문 ㉧국어학자 주시경 ㉨조선말 큰사전의 편찬 ㉩한글, 새로운 산업과 예술로 다시 태어나다! 가 그것이다. 이야기를 잇는 한글가온길에서 한글의 역사를 알아갈 수 있다.

주시경 마당의 위대한 한글.

한글의 역사에는 주시경 선생이 빠질 수 없다. 새문안로3길을 따라 한글 회관 반대편으로 쭉 발걸음을 옮기면 작은 공원 주시경 마당이 등장한다. 주시경 마당에는 한글 역사 인물 상징 조형물으로 ‘위대한 한글’을 발견할 수 있다. 위대한 한글에는 주시경 선생과 헐버트 박사를 기념하는 조형물으로 두 분의 돋을새김상이 함께하고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한글의 역사와 한글 역사 인물에 대한 정보를 읽을 수 있다. 정보를 읽으며 포켓몬고 아이템을 획득하고 희귀 포켓몬을 잡았다.

 

한글가온길 구석구석 한글 숨바꼭질
한글가온길에는 여러 가지 한글 조형물이 숨겨져 있다.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있는가 하면, 구석구석 보아야 찾을 수 있는 아주 작은 것도 있다. 포켓스톱으로 지정된 한글 조형물 앞에는 사람들이 포켓몬을 잡기 위해 붐비기도 한다. 기자는 포켓몬을 잡느라 너무 집중해서인지 모든 한글 조형물을 발견하지는 못하였다. 포켓몬을 잡으러 광화문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한글가온길에서 한글도 잡아갈 수 있다면 참 좋지 않을까. 한글가온길 구석구석 탐험하며 포켓몬 마스터뿐만 아니라 한글 박사 되기에도 함께 도전해 보자.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