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70]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가 자주 쓰고 있는 말들 가운데에는 형태가 비슷하지만 쓰임은 다른 말들이 많이 있다. 그 가운데는 형태가 아주 비슷한 두 낱말이 각각 구체적인 경우와 추상적인 경우로 구별해서 쓰이는 예도 있는데, ‘두껍다’와 ‘두텁다’도 그러한 사례이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흔히 “두터운 외투를 입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데, 이 말은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이때에는 “두꺼운 외투를 입었다.”처럼, ‘두꺼운’으로 말해야 한다. ‘두껍다’는 “얼음이 두껍게 얼었다.”처럼, ‘두께가 크다’는 뜻인 반면에, ‘두텁다’는 “두 사람의 정이 매우 두텁다.”와 같이, ‘서로 맺고 있는 관계가 굳고 깊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이 두 낱말의 차이는 구체적이냐 추상적이냐에 있다. 구체적으로 보거나 느낄 수 있는 두께는 ‘두껍다’이고,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두께는 ‘두텁다’이다. 이런 예 가운데 ‘썩다’라는 낱말도 있다. ‘썩다’는 “음식물이 썩었다.”처럼 ‘어떤 물체가 부패하다’는 구체적인 뜻도 가지고 있고, “아들 때문에 속이 무척 썩는다.”처럼 ‘마음에 근심이 가득 차서 괴롭다’는 추상적인 뜻도 가지고 있다. ‘썩다’가 ‘썩게 하다’라는 사동사로 쓰일 때에는, 구체적인 경우에는 “음식물을 썩혔다.”처럼 ‘썩히다’가 되는 반면에, 추상적인 경우에는 “아들이 속을 썩여서 힘들다.”처럼 ‘썩이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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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