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방송, 왜 봐야 할까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노민송 기자 amy0360@naver.com

서경아 기자 calum0215@gmail.com

 

평소에 올바른 우리말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말이 파괴되는 현상이 점점 심각해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말 교육은 더욱더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우리말과 관련된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시청자들은 방송을 재미있게 보면서 올바른 우리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말 방송 프로그램 중 ‘우리말 겨루기’와 ‘우리말 나들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3,000만 원 우승 상금, 우리말 달인을 찾아서

‘우리말 겨루기’는 우리말에 관한 재미있는 퀴즈쇼를 통해, 우리말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우리말 지킴이 운동에 앞장서는 방송입니다.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5분이 되면 한국방송(KBS 1TV)에서 방송합니다. 우리말 겨루기에서는 십자말풀이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 우리말 겨루기 십자말풀이

방송을 보면 4명의 출연자들이 십자말풀이를 푸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먼저 한 사람마다 한 문제씩 제시된 첫소리의 낱말을 맞히는 첫소리 문제를 진행합니다. 이후 5~25번 문제에서 4인 도전 문제가 진행됩니다. 25번 문제를 푼 후에는 3·4위의 성적을 거둔 도전자는 탈락하고, 1·2위 맞대결인 2인 도전 자물쇠 문제를 풀게 됩니다. 만약 다섯 문제로 승부가 나지 않으면, 동점자 문제를 진행합니다.

▲ 우리말 겨루기 영상 문제

문제를 내는 방식도 다양합니다. 649회에서는 ‘똑똑이 승화에게 아주 가냘픈 소리를 비유하는 네 글자를 알려주세요!’라는 영상 문제가 등장했습니다. 출연자들의 답은 ‘모기소리’와 ‘모깃소리’로 나뉘었는데, 올바른 쓰임은 ‘모깃소리’였습니다.

 

‘우리말 겨루기’는 이렇게 평소에 헷갈리던 단어들의 올바른 쓰임이나 전혀 몰랐던 우리말을 재미있는 퀴즈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지막 1인으로 살아남아 달인 도전 문제까지 통과하면, 3,000만 원의 우승 상금도 탈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말 겨루기 홈페이지에서 시청자 문제 응모나 문제 내기를 통해 시청자도 쉽게 참여할 수 있고, 무료로 지난 방송을 볼 수 있습니다.

 

아침 뉴스 끝나도 채널 고정

 ‘우리말 나들이’는 외국어와 은어, 속어, 비어 때문에 오염되어가고 있는 우리말이 더욱 바르고 정확하게 쓰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나운서들이 뜻을 모아 직접 제작한 방송입니다. 1997년 12월 8일을 첫 방송으로 시작하여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 55분, 오후 4시 55분에 문화방송(MBC)에서 방송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무심코 써 온 친숙하지만 잘못된 우리말부터 외래어와 은어를 대신해줄 조금은 낯선 우리말까지,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한 나들이에 동행해보는 건 어떨까요? 
  
곤욕과 곤혹. 헷갈리기 쉬운 우리말 중 하나입니다. 우리말 나들이 3836회에선 이를 명쾌하게 설명해주었습니다.

▲ 우리말 나들이 방송

‘부산행’ 공유, 액션 얕봤다가 ‘곤혹을 치렀다.’
중국-대만 갈등에 연예인만 ‘곤욕을 겪다.’


연예 기사 제목에서 많이 쓰이는 곤욕과 곤혹. 올바른 쓰임은 무엇일까요?

▲ 우리말 나들이 자료화면


두 단어는 비슷한 발음이지만 이렇듯 그 뜻이 다르기에, 올바른 쓰임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산행’ 공유, 액션 얕봤다가 ‘곤욕을 치렀다.’
중국-대만 갈등에 연예인만 ‘곤혹스럽다.’

 

‘우리말 나들이’는 이처럼 헷갈리는 우리말에 대한 해답뿐만 아니라 외래어와 은어, 속어, 비어의 대체어를 알려주며, 시청자 의견을 수렴하여 의견과 질문에 답해주고,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단편 드라마 연작을 기획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1분 남짓의 짧은 방송 시간을 알차게 채우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엠비시(iMBC) 홈페이지에선 무료 다시 보기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현재 방영 중인 우리말 관련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방송은 사람들의 언어생활과 인식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방송사는 올바른 우리말에 대한 책임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말 관련 프로그램이 편성된 방송사를 찾기 힘든 현실이 조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런데 다른 다양한 방송들도 많은데 왜 하필 ‘우리말’을 다루는 방송을 소개하는 걸까요? 우리말 겨루기의 진행자 ‘강승화 아나운서’와 대화를 나누며, 우리가 우리말을 다루는 방송 프로그램을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았습니다.

 

‘내가 쓰는 말’에 대한 고민 – 강승화 아나운서와의 인터뷰


질문) 우리말 겨루기 방송을 진행한 뒤로 일상에서 말을 할 때 전과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강승화 아나운서)

제가 입사 6년 차인데 그동안 프로그램을 진행도 많이 해봤고 보조 출연자로도 방송을 많이 해왔는데, 사실 우리말 겨루기를 하기 전까지는 아나운서지만 창피하게도 내가 쓰는 말에 대해서 그렇게 고민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우리말 겨루기를 맡게 되면서, 우리말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며 상식도 풍부하신 분들이 너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제가 아나운서로 입사시험을 보고 들어왔지만 모르는 말이 너무 많다는 걸 느끼고는 많이 바뀌었어요. 진짜 쓰는 단어 하나, 그리고 문장 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바르게 말하려고 엄청 노력하고 있어요.

▲ 강승화 아나운서

 질문) 우리말에 대해 모르는 점이 많으며, 더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그러기가 쉽지 않아요. 방송을 통해 사람들이 바뀌었으면 하고 바라는 점이 있나요?


강승화 아나운서)

사실은 요즘 제가 학생들을 위해서 우리말 강의도 많이 나가는데, 가만 보면 굳이 안 써도 되는 말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어요. 신조어라고 하죠. 적절한 예일지는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서, 요즘에 나오는 ‘브런치’ 같은 것도 알고 보면 우리말에 ‘아점’이란 표현이 있거든요. 아침 겸 점심의 줄임말이지만요. 이렇게 외래어나 인터넷에서 생긴 신조어들을 많이 쓰는데, 그런 단어들도 사실 예전부터 우리가 쓰던 말에 있어요. 이왕 쓸 거면 예전부터 있던 그대로 잘 썼으면 좋겠어요. 그런 말이 아니어도 충분히 의사소통할 수 있고, 우리말의 단어 수도 모든 의사를 표현하기에 풍부하므로 굳이 그럴 필요가 없거든요.

 

질문) 평소에 우리말 겨루기 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혼자서 따로 공부도 하시나요? 한다면 어떤 공부를 하나요?


강승화 아나운서)

공부를…, 진짜 많이 해야 해요. 우리말겨루기가 10년이 넘은 프로그램이고 또 달인이 되면 3,000만 원의 우승 상금이 있어서, 많은 분이 관심 있게 봐주셔서 진행자가 말을 못하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저도 방송 전에는 제작진이랑 두 번 이상 만나서 회의하고, 제가 평소에 쓰는 말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항상 방송이 끝나고 다 같이 모여서 지난 방송 보면서 이야기하고 계속 고치죠. 저도 뭐 자주 열어보지 않던 사전을 요즘에는 많이 열어봐요. 이게 장음인가, 발음이 어떻게 되나 하면서 입사준비 할 때보다 사전을 더 많이 보는 것 같아요. 공부를 정말 더 많이 하는 것 같아. (웃음)

 

질문) 방송을 진행하면서 주로 어떤 생각을 하며 말을 하시나요?

 

강승화 아나운서)

요즘에는…, 진짜 틀리면 안 되겠다, 틀린 말 하면 안 되겠다, 단어사용 잘못하면 안 되겠다, 그런 생각을 많이 하죠. 우리말이 단어를 정확하게 사용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경어법 있잖아요, 그게 진짜 어려워요. 상대방의 남편이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도 잘 생각해야 하고,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 이런 것도 생각해야 하거든요.

 

질문) 여느 퀴즈 프로그램과 다른 우리말 겨루기만의 장점 혹은 의의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강승화 아나운서)

사실은 기존의 퀴즈 프로그램은 연령층이 정해져 있었어요. 중고생을 위한 장학퀴즈, 도전 골든벨, 어른들을 위한 퀴즈 등 이렇게 연령층에 따라 나뉘어 있는 방송이 퀴즈쇼였다면, 우리말 겨루기는 다 같이 즐길 수 있어요. 어린 학생들부터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 온 가족이 모여서 즐길 수 있어서 시청률이 잘 나와요. 사실 요즘 계층 간의 갈등문제도 좀 있었고, 온 가족이 모여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적거든요. 저희 방송은 우리말을 다루기 때문에 온 가족이 모여서 퀴즈를 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해볼 수 있잖아요. 그런 점이 우리말 겨루기만의 장점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리말은 어린 학생들만이 배워야 하는, 혹은 어르신들에게나 중요한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모두 누릴 소중한 자산이지요. ‘우리말 나들이’의 하루 1분 남짓한 시간을 함께하는 것. 그리고 ‘우리말 겨루기’의 흥미로운 십자말풀이에 참여해보는 것만으로도 그 자산을 지켜낼 수 있다면, 우리가 ‘굳이’ 우리말을 다루는 방송을 봐야 할 이유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