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1인당 사교육비 250만 원 유발 

교육부 초등용 한자 300


● 5~6학년 교과서 한자 표기는 한자 1천 자 사교육 강제하는 효과

● 현행 10건의 한자병기몇십 배 확대될 위험

● 학생 1인당 사교육비 250만 원 유발

● 한자 가르치기 위해 우리 국어 낱말을 수단으로 이용

 

지난해 1230, 교육부에서는 2019년부터 초등 5~6학년 교과서에 한자 표기를 실질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학습 용어 이해에 한자 표기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지만, 집필진의 무분별한 병기를 부채질하고, 유치원부터 한자 사교육을 필수로 만들 부작용의 위험이 크다.

 

학습 용어 이해에 한자 표기는 아무런 도움 안 돼.

 

교육부에서는 한자 표기가 한자어 이해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아무런 근거도 대지 못했다. 한자란 대개 우리 고유어를 압축 번역한 음을 지니고 있고, 그런 한자가 2음절이 넘어가면 그 뒤에 압축 번역된 뜻을 알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한자의 훈을 적절하게 풀어 설명해주면 한자어 이해에 도움이 된다. 물론 이렇게 풀이해줄 수 있는 한자어는 전체의 30% 남짓이지만, 그런 때에도 한자 풀이란 한자의 훈을 이용하는 것이지 한자의 글자 모양을 가르쳐줘야 하는 건 아니다. 이는 이미 인지과학계의 실험 결과로도 나왔지만, 이를 반박할 어떠한 연구도 교육부에서는 내놓지 못했다. 과학적 근거 없이 밀어붙인 정책이다.

 

300자 선정, 객관성 없어.

 

교육부 연구 용역을 수행한 서울대 김동일 연구진에서 20161130일 밝힌 370자의 한자와 한자어는 학습 용어 이해를 위해 한자를 표기한다는 교육부의 명분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다. 370개의 한자를 골라 한자어를 표기하려다 보니 매우 중요한 학습 어휘임에도 해당 한자만으로는 표기할 수 없는 용어들이 빠지고, 굳이 깊이 알 필요가 없는 한자어가 370자 한자의 구색을 갖추기 위해 들어가는 등 짜 맞추기 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자어 이해에 한자를 표기하려는 게 아니라 한자 가르치기 위해 우리 국어 낱말을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5학년 사회과만 해도 가장 중요한 주권, 자연환경, 재화, 갈등, 참여, 투표, 정당, 삼권분립, 정보, 전통, 전성기, 계승, 포용, 제국, 근대, 실학, 선거등의 낱말이 빠져 있다. 반면에 영접도, 조동처럼 매우 지엽적인 낱말이 들어 있다. 한자 선정 과정도 석연치 않다. 질적 선정 방법을 통해 뽑은 한자는 270개였는데, 양적 선정 결과로 나온 370개 한자에서는 질적 선정에서 중복을 제거한 226개 한자 외에 144개 한자가 명확한 근거 없이 추가되었다. 부속도서의 섬 서, 서식지의 살 서, 맥락의 이을 락, 조동의 거칠 조 등은 모두 자주 사용하지 않는 저빈도 한자라 선정 이유를 알 수 없다. 더구나 이런 혼란 때문에 연구진은 지난해 1230일에 한자 선정을 마치지 못했는데도 교육부는 마치 300자를 뽑은 것처럼 보도자료를 내는 거짓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선정될 한자에 관한 검증 계획도 전혀 없다.

 

무분별한 병기 예방은 적반하장격의 억지

 

교육부에서는 보도자료에서 학습자 수준에 맞지 않거나 학습 내용과 관련이 없는 무분별한 병기를 예방해야 한다는 교육적 관점에서한자 300자를 선정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앞뒤가 뒤바뀐 억지일 뿐이다. 현행 교과서 집필 상의 유의점에 따라 집필한 초등교과서에서 교육부가 무분별한 병기라고 지적한 내용은 전체 병기 사례 26건 가운데 16건이었고, 그 한자 수는 22자에 불과하다. 그런데 교육부에서는 300자를 정해 병기를 허용하고는 무분별한 병기를 막는 예방 차원이라고 한다. 16건의 무분별한 한자병기 역시 교과서 집필진과 심의회 판단에 따른 것이었으므로, 다른 조건의 변화가 없는 한 300자 표기 허용은 무분별한 병기를 늘릴 뿐이다.

 

1천 자의 조기 한자 사교육을 필수로 만들어.

 

교육부에서는 기본 한자 300자와 친숙해지는 창의적 체험활동 자료를 개발보급하여 초등 수준에 적합한 한자 교육이 전국적으로 균형 있게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덕에 한자 선행 교육이 필요 없게 되리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유치원부터 한자 선행 사교육을 필수로 강제하는 부작용을 낳을 뿐이다. 교과서에 한자가 표기되고 그 교육자료가 나오는 순간, 학부모들은 자녀가 한자를 알아야만 학습 용어를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불안을 떠안게 된다. 이는 초등 저학년뿐만 아니라 유치원부터 한자 교육을 부채질하여, 유치원부터 사교육 차원에서 한자교육을 필수로 만들 것이다.

 

더구나 초등 고학년 교과서에 표기하겠다는 한자 300자는 대개 한자의 획수나 모양 면에서 단순한 기초 한자들이 아니다. 한자 급수 시험 업체들이 선정한 급수별 해당 한자에 따르면 거의 4급 수준이 되어야 알게 되는 한자들인데, 4급에서는 1천 자를 아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정책은 중학교용 900자를 초등교육으로 끌어내리는 셈이다. , 표기용 한자 300자를 선정한 효과는 1천 자를 익히도록 강제하는 부작용을 낳는 것이다.

 

학생 1인당 사교육비 250만 원 유발

 

교육부가 선정할 초등용 표기 한자 300자를 알기 위해서는 한자급수시험 주관기관인 한국어문회가 규정한 4급 정도의 실력이 필요하다. 초등학생이 한자 급수 4급을 따려면 학원에 다니면서 대강 16개월 이상은 공부해야 한다고 업계에서는 말한다. 한문 한자 학원은 한 달 수강료가 대략 12만 원이다. 4급 시험을 볼 만큼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 학원비만 216만 원이다. 한 번에 합격한다는 보장이 없으니 응시료 24만 원, 여기에 석달치 학원 수강료 36만 원이 추가로 든다고 치면, 이래저래 250만 원의 사교육비가 드는 셈이다.

 

 

참고 자료

 

초등교과서 표기용 한자 300자는 한국어문회 기준으로 4급에 해당하는 학습 부담이다. 한국어문회 4급은 한자 1,000자를 알아야 한다.

 

한국어문회 한자 급수시험은 8급부터 1, 특급까지로 나뉜다. 8급부터 특급까지 모두 5,923자의 한자를 다루며 8급부터 4급까지는 1,000, 3급까지는 1,800자를 대상 한자로 한다. 급수별 배정 한자의 수는 다음과 같다. 850, 72 50, 750, 62 75, 675, 52 100, 5100, 42 250, 4250, 32 500, 3317, 2538, 11,145, 특급2 1,095, 특급 1,328자이다.

 

김동일 연구진이 뽑은 초등교과서 표기용 한자 370자는 한국어문회의 다음 급수에 해당한다. 827, 72 25, 718, 62 37, 628, 52 34, 522, 42 71, 439, 32 39, 39, 28, 112, 특급2 1자이다. 8급부터 4급까지 300자가 포함된다.

 

2017120

한글문화연대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