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64] 성기지 운영위원

 

요즘 영재 교육에 대해 관심이 많다 보니, 이제 두세 살밖에 안 된 아기에게 한글은 물론 한자나 영어까지 가르치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교육학자들은 이렇게 지나친 조기교육에 대해 부정적이다. 갓 우리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두 살배기, 세 살배기에게 생소한 외국어를 가르치게 되면, 우리말조차 온전하게 습득하지 못하게 된다. 외국어 교육은 중학교부터 시행해도 늦지 않다. 언어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체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말을 잘 하는 아이가 외국어도 빠르고 정확하게 배울 수 있다.


두 살이나 세 살 된 아기를 흔히 ‘두 살박이’, ‘세 살박이’처럼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린아이의 나이를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서 ‘그 나이를 먹은 아이’라는 뜻을 갖는 말은 ‘-박이’가 아니라 ‘-배기’이다. 곧 “두 살박이 아이”가 아니라, “두 살배기 아이”가 바른말이다. 이에 비해 ‘-박이’는 뭔가 박혀 있는 사람이나 물건을 말할 때 붙여 쓰는 접미사로서, ‘점박이’라든가 ‘덧니박이’ 등처럼 부려 쓴다.


이러한 경우 외에, ‘겉보기보다 나이가 많이 든 사람’을 가리키는 ‘나이배기’라든지 ‘공짜배기’ 등에서도 ‘-배기’가 쓰인다. ‘-배기’가 들어가는 말 가운데 ‘뚝배기’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뚝배기’와 ‘곱빼기’의 경우, 다같이 [-빼기]로 발음되고 있지만, 표기할 때에는 ‘뚝배기’는 ‘-배기’로, ‘곱빼기’는 ‘-빼기’로 적어야 한다. 흔히 곱빼기가 두 배라는 인식 때문에 ‘곱’ 뒤에 ‘배’가 오는 줄 알고 있지만, 이미 ‘곱’이 두 배를 나타내므로 다시 ‘배’를 붙일 까닭이 없다. ‘곱’ 뒤에 붙는 ‘-빼기’는 ‘이마빼기, 코빼기’처럼 쓰이는 순 우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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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