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어려워? 용어가 어려워!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김수인 기자

suin_325@naver.com

 

주말이면 온 나라가 촛불로 타오른다. 인터넷에는 날마다 새로운 뉴스가 뜨고 나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의 이목은 한 곳을 향한다. 그 어느 때보다 정치에 관심이 뜨거운 요즘이다. 하지만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어야 할 정치 용어가 주로 한자어로 이뤄져 있어 단번에 이해하기가 어렵다. 실제로 최근의 사태가 발생한 뒤론 ‘하야 탄핵 차이’나 ‘거국내각 뜻’과 같은 내용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기에 앞서 용어의 뜻부터 찾아봐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 대통령 대국민 담화 모습/영상자료 YTN

‘하야’는 ‘아래 하’와 ‘들 야’를 써서 시골로 내려감, 즉 관직이나 정계에서 스스로 물러난다는 뜻이다. 국립국어원에서는 1992년부터 ‘관에서 물러남’의 순화 용어를 권장하고 있다. 사람들은 “하야하라/물러나라/퇴진하라”의 구호를 같이 사용하는 모습을 흔히 보인다. 자신의 의지로 물러나는 모양새가 그나마 바람직할 것이라는 바람이 깃든 문구다.


기존에 정치권에서는 그 권한을 모두 내어 받아 거국내각을 꾸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거국내각은 특정한 정당이나 정파에 한정되지 않은 내각으로 중립내각, 초연내각과 같은 말이다. 대통령이 나라의 일을 수행할 상태가 아닐 때 당의 가치나 이권을 넘어 정부를 운영하는 형태다. 우리가 흔히 ‘전체적으로, 다같이’라는 의미에서 ‘거국적으로’라는 말을 사용하곤 하는데 실은 ‘온 나라의’라는 뜻이다. 결국 거국내각은 ‘온 나라 최고 합의 기관’이 된다. 여러 입장의 정치인들이 오로지 국가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내각을 꾸리자는 것이다.


그러나 눈과 귀를 닫은 비판의 대상은 결국 탄핵의 길로 접어드는 듯하다. 탄핵은 일반적인 절차로는 처벌이 어려운 정부의 고급공무원을 국회가 헌법이나 법률에 따라 법원에 심판을 요청하는 제도를 일컫는 법률 용어다. 뜨거운 국민의 뜻에 따라 국회가 탄핵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례가 드문 대통령 탄핵을 놓고 탄핵안이 통과될 것이냐는 물론이고 법적인 논쟁도 뜨겁다. 지금 가장 큰 혐의로 꼽히는 것은 직권남용이다. ‘직권’은 ‘맡은 권한’이라 표현하면 알아듣기 쉽다. ‘남용’은 국립국어원에서 ‘마구 쓰다, 함부로 쓰다’로 순화해 권장하고 있다. 쉽게 생각하면 대통령이 맡은 권한을 함부로 쓴 것이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 국립국어원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 화면

쉬운 말로 표현하면 빠르게 이해할 수 있고 그 의미가 피부에 직접 와 닿는다. 정치나 법률 전문용어가 많이 쓰이다 보니 당장 아이들만 해도 누군가에게 설명을 더 들어야 알 수 있다. 전문용어를 순화하자는 움직임은 사회 곳곳에서 보여 왔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은 행정 용어 등을 순화하는 작업을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특히 국립국어원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malteo.korean.go.kr)에서는 알기 쉽고 쓰기 쉬운 우리말 용어로 다듬은 말을 찾아볼 수 있다. 더불어 모두가 함께 우리말을 다듬을 수 있도록 공모를 통해 용어를 순화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치 용어의 순화도 활발히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