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전문 용어 순화의 발자취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서지윤 기자

97sjy2016@naver.com


지난 14일 저녁, 한글문화연대의 알음알음 강좌가 ‘우리말 의학 용어 만들기: 순화와 제작’을 주제로 열렸다. 이번 강의는 의학 용어의 순화 작업에 오랜 기간 힘을 썼던 은희철 명예교수(서울대 의대)가 강사로 나서 그간의 순화 작업을 하면서 경험했던 다양한 사건들과 어려움, 해결해야 할 고민거리를 나누며 진행되었다. 은희철 교수는 바람직한 언어 가치관이란 “특정 언어 집단의 유익을 위해서 일반인의 일상생활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같은 언어권에 있는 모든 사람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언어를 쓰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더욱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는 의학 용어를 만들더라도 보급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때로는 기존 용어에 익숙한 사람들의 반발로 인해 순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은 적도 있다고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그러면서도 의학전문용어 순화 과정에서 저항은 필연적이라고 말하며 의료보험이 급속히 확대되고 정보화 시대로 나아가며 시대가 발전할수록 의료분야에서도 일반인들과의 의사 소통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 말했다.


은희철 명예교수는 고유어 표현이 더 대중들에게 쉽게 보급될 거라는 일반적인 고정 관념과 다르게 고유어 표현이라고 항상 쉬운 게 아니라면서 고유어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용어이거나 기존 한자어 자체가 쉬우며 친숙한 경우 오히려 한자어 표현이 자주 사용된다고 밝혔다. 특히 방송 매체를 통해 어려운 한자어로 된 용어가 널리 알려지면 오히려 고유어 표현보다 더 일반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고 했다. 그 예시로 ‘골다공증’을 들었는데 고유어 표현인 ‘뼈엉성증’보다 ‘골다공증’이 더 대중적이고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의학 용어를 순화할 때는 음절 수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는데 조금 더 편리하게 대중들이 의학 용어를 사용할 수 있게 했던 그의 노고가 느껴졌다.

은희철 교수는 의학 전문 용어 순화 분야의 문제점으로 분과 학회의 다양성과 그에 따른 관료적 태도를 이야기했다. 또한 학회 회장 및 위원들이 자주 변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논의와 교육이 어렵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점으로는 순화된 용어의 사용이 의무적이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보편화 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순화 지침이란 개념 일치성으로 원어와 잘 대응되는 표현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의학 전문용어 순화 작업이 이어져야 할 것 같냐"는 질문에 그는 조직을 갖추고 전체적으로 큰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보화 시대에 맞게 검색체계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면서 의학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더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 올 것 같다고 밝혔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