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한글날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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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쓰는 문자, 바로 한글입니다. 세종 28년(1446년) 음력 9월 상순에 훈민정음을 반포한 날을 기리고자 만들어진 날이 한글날입니다. 양력으로 따져보면 10월 상순 즈음. 그래서 현재는 10월 9일을 한글날로 지정하고 기념행사를 엽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떨까요? 북한도 한글을 사용하는 만큼, 한글날은 있을 터인데, 있다면 우리 한글날과는 어떤 점이 다를까요?

[사진출처=교육방송 뉴스]

우선 이름부터 다릅니다. 우리는 한글날이라 부르는 반면 북한에서는 ‘조선글날’이라 부릅니다. 애초에 북한에는 ‘한글’이란 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훈민정음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조선글날’외에 ‘훈민정음 창제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날짜도 다릅니다. 우리는 반포한 날을 기리지만 그들은 창제된 날을 기립니다. 그래서 북한은 1월 15일을 기념일로 지정했습니다. 훈민정음은 세종 25년(1443년) 음력 12월에 창제되었습니다. 1443년 12월 30일 <조선왕조실록>에 ‘이달에 임금이 친히 언문 28자를 지으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언제인지는 몰라서 중간 날짜인 12월 15일로 잡았고, 이를 양력으로 바꾸면 1444년 1월이 됩니다. 그래서 1월 15일이 기념일로 지정된 것입니다.

 

창제일로 지정한 날짜에 대해서도 상당히 말이 많은데, 광복 직후부터 1961년까지는 1월 9일을 창제일로 기념해왔습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63년부터 1월 15일로 변경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김일성이 항일투쟁 시절 창간한 신문 ‘소년’의 창간일(1928년 1월 15일)에 맞추고자 변경했다고 주장합니다.

사진출처=교육방송 역사채널e

기념일로 지정은 하였지만 별다른 의미부여는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5년, 10년 단위로, 일명 ‘꺾어지는 해’에는 평양에서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보고하는 보고회 정도가 열릴 뿐입니다. 이외에는 66년 5월에 등장한 문화어(우리의 표준어와 비슷한 의미)의 우수성을 선전하는 날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홍보는 제대로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탈북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글날은 커녕 세종대왕이란 인물조차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나마 교사를 하던 사람이 세종대왕의 존재를 교과서에서 짧게 언급된 걸 본 게 전부라고 합니다. 실제로 이들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었다는 말은 하지 않고, 집현전 학자들이 혹은 “우리 인민이 만들었다” 라는 식으로 말합니다. 그나마 집현전 학자들이라도 언급을 하는데 감사함을 느껴야 할 정도입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처럼 같은 한글을 두고도 남한과 북한이 받아들이는 데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 한글을 쓰고 있는 만큼, 만들었던 사람들을 기억하고자 하는 것 아닐까요? 반만년 역사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꼽을 수 있는 훈민정음 창제. 이 일만큼은 북한에서도 제대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