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을 사랑한 왕이 잠든 곳, 영릉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김수지 기자 

suji950@naver.com

 

우리나라에 ‘영릉’이라 불리는 능은 조선 제4대 왕인 세종대왕의 영릉(英陵), 17대 효종의 영릉(寧陵), 그리고 영조의 맏아들이자 사후 왕으로 추존된 진종, 효장세자의 능인 영릉(永陵)이 있다. 한글날이 있는 10월, 맑은 해가 인사하는 날 다녀온 곳은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왕대리 산83-1번지에 있는 영릉이다. 이곳에는 2개의 영릉이 함께 자리잡고 있다. 바로 ‘왕의 숲길’이라는 산책로를 사이에 두고 1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세종대왕의 영릉(英陵)과 효종의 영릉(寧陵)이다. 그중 세종대왕의 영릉(英陵)을 찬찬히 살펴보고자 한다.

 

여주 시에 위치한 영릉은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자가용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기는 조금 어려운 곳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판교와 여주를 이어주는 경강선이 개통되었다. 그리고 경강선의 종점인 여주역의 전 역은 바로 ‘세종대왕릉 역’이다.

▲ 경강선 노선도

세종대왕릉 역에 내리면 눈앞에 바로 영릉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세종대왕릉 역과 세종대왕릉을 오가는 버스를 이용하면 영릉에 쉽게 갈 수 있다. 버스는 50분마다 운행되고 있다. 그리고 고속버스, 버스, 택시 등 여러 교통 편을 이용해야 했던 전과 달리 지하철만을 이용해 서울에서 1시간 3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으므로 영릉으로 가는 길은 비교적 많이 쉬워졌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대략 2시간 가까이 달려 도착한 영릉은 입구에서부터 도심과는 다른 산뜻한 바람이 느껴졌고, 한적하면서 동시에 장엄했다.

▲ 영릉 입구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조선 왕릉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역사와 품격이 고스란히 잘 보존되어 있다. 우리나라에 있는 40개의 조선왕릉 중 세종과 세종의 비, 소헌왕후가 잠들어 있는 (영릉은 조선 왕릉 중 최초로 만들어진 합장릉이다.) 영릉(英陵)은 풍수적으로 조선 3대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다. 영릉의 대략적인 구조는 다음과 같은데 세종대왕의 영릉만 살펴본다면 대략 30분, 산책길을 따라 효종의 영릉까지 구경한다면 약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 영릉의 구조

 

영릉의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우측에는 세종대왕의 동상이 보인다. 그리고 그 건너편에는 세종의 업적과 관련된 그림,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세종전이 있다. 세종전 앞 야외 유물 전시장에는 세종 시대에 만들어진 여러 과학 발명품들이 실물과 거의 다름없이 복원되어 전시돼 있다. 측우기, 혼천의와 같이 널리 알려진 발명품 외에도 간의, 현주일구, 규표 등 다양한 유물들을 관람할 수 있다.

▲ 세종전 외부 모습

▲ (왼쪽 위부터 순서대로) 간의, 현주일구, 규표

세종전을 지나 훈민문, 인간계와 신계의 경계를 의미하는 금천교, 그리고 홍살문을 지나 참도를 따라 걸으면 능에서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는, ‘丁’의 모양을 닮은 정자각과 비석이 세워져 있는 비각이 나온다. 계단을 따라 조금 더 오르면 세종대왕과 소헌왕후의 능, 영릉을 마주하게 된다.  

▲ 영릉의 모습

영릉에서는 한글날이 있는 10월을 맞아 여러 행사 및 강연이 개최된다. 먼저, ‘영릉에서 듣는 세종대왕 이야기’라는 인문학 강좌를 개최한다. 시간은 10월 8일을 제외한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이며 주제는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10월 1일)’, ‘세종대왕의 주요 업적과 창조 정신(10월 15일)’, ‘세종대왕과 영릉(10월 22일)’, ‘조선왕릉의 제향 절차(10월 29일)’로 매주 달라진다. 또한, 8일과 9일에는 한글 반포 570돌을 기념하는 기념식 및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린다. 한글날 전날인 8일에는 영릉 내 잔디밭 광장에서 훈민정음을 주제로 한 야외 뮤지컬 공연과 국악 연주 등 문화 공연이 주로 진행된다. 그리고 한글날인 9일에는 한글날 기념식을 포함하여 백여 명의 외국인들이 참여해 옛 선비들의 과거시험을 재현하는 행사가 개최된다. 이 외에도 특산물 판매장, 소극장 공연, 무형문화재 제58호 김대균 명장의 줄타기 마당까지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날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혹은 연인과 함께 세종대왕님과 함께하는 나들이를 떠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