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149] 성기지 운영위원

 

긴 더위로 그 어느 때보다도 물 소비량이 많은 요즘이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폭염에 이런저런 말들도 많다. 물과 말은 여러 가지 면에서 닮아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임에도 그 소중함을 잊고 사는 점이나, 한번 쏟으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는 점도 닮았다. 또, 맑은 물을 마셔야 몸이 건강해지는 것처럼, 깨끗하고 바른 말을 쓰면 정신이 건강해진다는 점, 한번 오염되면 다시 맑게 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 들이 모두 물과 말의 공통점이다.


‘물’은 입을 나타내는 ‘ㅁ’ 자 아래에 ‘ㅜ’ 자가 식도처럼 내려가 있고, 그 아래에 대장의 모양과 비슷한 ‘ㄹ’ 자가 받치고 있다. 이것은 물이 사람의 몸에 들어가서 온 몸 안에 흐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물’과 ‘말’ 두 글자가 다른 곳이라곤 ‘ㅁ’과 ‘ㄹ’ 사이에 있는 모음글자뿐이다. ‘말’은 입을 나타내는 ‘ㅁ’ 다음의 모음글자가 아래로 향해 있지 않고, 오른쪽에 놓여서 확성기처럼 입을 밖으로 내몰고 있는 꼴이다. 자기 자신을 입을 통하여 밖으로 알리는 것이 바로 말인 것이다. 그래서 깨끗한 말을 쓰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 자체가 깨끗해 보이고, 거친 말을 쓰면 그 사람이 거칠어 보이게 된다.


날이 더워지면 몸 안의 열기도 함께 올라가서, 작은 일에도 쉽게 열을 받게 된다. 그렇게 뻗친 열이 입을 통하여 거친 말로 쏟아질 수도 있는데, 이것은 결국 자신의 격을 낮추는 결과만 가져온다. 더운 여름에는 자주 물을 마셔서 몸 안을 식히고, 좋은 말들을 많이 들어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슬기로운 생활 자세이리라 생각한다. 좋은 말은 반드시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남이 써놓은 글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