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뭣이 중헌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 3기 이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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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책없다’와 ‘주책이다’ 중에서 표준어는 어떤 것일까? ‘주책’은 일정하게 자리 잡힌 생각을 뜻하는 말로 ‘주책없다’가 표준어이다. ‘비판’과 ‘비난’의 차이는 무엇일까. ‘비판’은 사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밝히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이고, ‘비난’은 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하는 것이다. 종종 이 두 단어의 차이를 모르는 사람을 자주 만나곤 한다. 이처럼 우리가 평소에 쉽게 쓰는 우리말 표기하는 한글이지만 혼동하는 부분이 많다.

자기소개서에서 치명적인 실수 순위

실제로 취업 준비생이 작성하는 자기소개서에서 잦은 오타, 문법 오류가 평가에 가장 치명적인 실수 1위로 꼽히기도 했다. 문제는 한글 표기를 틀려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서류전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기소개서에서 이와 같은 실수는 나중에 다시 지원 할 때도 나쁜 영향을 준다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 한글 교육을 받는 초등학생들은 어떨까. 인터넷, 휴대폰의 발달로 한창 한글 공부를 할 아이들이 무방비하게 인터넷용어나 신조어에 노출되어있다. 낫닝겐, 듣보잡 등 얼핏 들어도 무슨 말인지 알기 어려운 단어들이다. NOT + 닝겐(사람)이 합성된 단어로 사람이 아니라는 뜻의 낫닝겐, 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란 뜻의 듣보잡 등 제대로 된 한글을 배우기도 전에 이런 용어를 사용한다.


인터넷용어, 신조어는 일종의 은어에 해당한다. 아이들이 인터넷이나 휴대폰으로 쓰는 용어일 뿐인데 굳이 문제가 될 게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아이들이 고운 말을 쓰라고 교육하던 어른들도 최근에는 아이들에게 인터넷용어를 배우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말 파괴가 심한 용어이지만 어느새 ‘그들만의 문화’로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한글이 소외 당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예년보다 줄어들었지만 아직 6만 명 이상의 10대 이하 아이들이 조기유학을 다녀오고, 국내에서는 영어유치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세계화로 인해 영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는 있지만, 한글을 제대로 배우기도 전에 영어를 배우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이나 휴대폰 외에도 외국어나 외래어는 흔하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거리의 간판들에서는 점점 한글 표기를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지명에서도 그런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센트럴파크, 디지털미디어시티 등 지하철역에도 외국어 지명이 자리 잡았다. 점점 한국에서 한글이 외면 당하고 있다.

 

내년부터 한글교육이 강화되는 초등학교

이를 우려해서일까. 교육부는 내년부터 초등학생 1~2학년을 대상으로 한글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글 교육시간을 현행보다 2배 이상 늘리고 쓰기 교육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학생들이 한글을 종이 위에 써보는 경험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기술의 발달,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우린 정작 우리의 것을 잃어버리고 있진 않을까. 소설 [마지막 수업]에서는 프랑스가 전쟁에서 패해 더 이상 프랑스어 수업을 하지 못한다. 이 소설은 일제강점기 시대 때의 우리의 모습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그런 투쟁 속에서 지켜낸 우리말, 우리글을 어쩌면 너무 소홀히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닐지 반성해봐야 할 것 같다. 자신을 잃어버린 자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